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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식 교수] 마켓 6.0 시대의 광고 마케팅

등록일 2024-06-19 작성자 김미경 조회수 465 카테고리

지난 4월 버거킹에서 진행한 노이즈 마케팅 / 사진=버거킹

마켓 6.0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전작 마켓 5.0이 베이비붐 세대부터 알파세대까지의 특징들을 모두 아울렀던 반면 이번에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와 알파세대의 통칭)에 집중한다.

 

피지털(피지컬과 디지털의 합성어) 네이티브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이들은 매우 실용적이며 브랜드 명성 대신 가격과 품질을 중요시하고 기능적 편익을 우선시한다. 소유보다는 경험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비용을 쓰는데 있어 제품 그 자체를 가지는 것보다는 그것으로 얻어지는 경험이나 체험에 좀 더 집중한다.

 

빅 브랜드나 대기업 브랜드가 아니라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유명 브랜드라고 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과 품질,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우선시하며 소비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 브랜드라도 자기 마음에 들면 된다.

 

또 좋은 일을 하는 브랜드로 인식되면 적극적으로 구매 의사 결정에 관여한다. 이들은 브랜드 지향점에 따라서 자기 주도적인 구매를 하는 경향성이 어느 세대보다 강하며 어느새 소비시장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들 잘파세대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버거킹이 대표 메뉴인 와퍼 판매를 40년 만에 종료한다는 광고를 내보낸 것이다. 연일 보도자료가 나오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진짜 없어지는 것 맞냐, 장난하는거 아니냐’는 등 날 선 반응들이 나왔다.

 

결국 ‘와퍼’에서 ‘뉴와퍼’로의 제품 리뉴얼을 알리는 노이즈 마케팅인 것이 알려졌고, 이에 어느 칼럼니스트는 ‘나는 앞으로 와퍼를 먹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버거킹 불매운동이 감지되었다. 이에 버거킹은 부랴부랴 와퍼 36%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서며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한 번 상한 그들의 마음을 예전처럼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누구나 핵심 제품과 서비스 리뉴얼 소식을 고객들에게 대대적으로 알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슈를 다루는 방식이 대중을 호도하거나 기만하는 어그로성 마케팅으로 밝혀진다면 정의감으로 불타는 피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D2C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의 창업자 마이클 두빈은 제작비가 없어 직접 모델로 나서서 만든 광고로 이틀 만에 회원 수 1만 2,000명을 달성하였다. 이 광고는 명확한 고객가치에 대한 새로운 구매 기준을 제시하며 성공한 사례로 더욱 유명하다. 창업자는 광고에서 ‘브랜드 면도기에 매달 20달러나 지불하는 것이 좋은가? 당신의 면도기에 진동 손잡이, 10중 칼날 등 그렇게까지 좋은 기능이 굳이 필요한가?’라고 물어본다. 불필요한 기능은 빼고 적당한 기능의 품질과 가격이 좋은 1달러 면도기를 매달 집 앞으로 보내 줄테니 돈을 아끼라고 말한다. 이 기업의 매출은 2013년 1,900만 달러에서 3년 만에 2억 4,000만 달러로 수직상승 했고, 온라인 면도기 판매 점유율은 51% 이상 뛰어올랐다.

 

달러쉐이브클럽의 핵심 키워드는 시간 절약, 비용 절약이다. 유통 비용, 배송 비용, 마케팅 비용을 절약해서 줄인 만큼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이들의 모토 실현을 위해 실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의 핵심 기능을 ‘가치를 전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브랜드가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버거킹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손쉽게 이슈화하려는 꼼수를 부리기보다 오랫동안 내 제품을 사랑해 준 소비자에게 좀 더 진정성 있는 고객가치와 구매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한다면 더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로 남게 되지 않을까?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