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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식교수] 연결의 중요성

등록일 2023-06-22 작성자 이성은 조회수 2752 카테고리

사진=게티이미지
 


 

가끔 잊지 않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전 직장 선배가 있다. 그는 어려웠던 사업 초창기 시절에도 인간관계를 가장 소중히 여겼으며 사람을 만나는 일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모임의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고, 그를 통해 모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한 번은 캐나다로 이민 간 후배가 이혼을 겪으며 힘들어하자 직접 가서 위로해 주었고, 그 일은 그를 중심으로 관계가 더욱 견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을 소중히 하고 모든 연결고리의 중심 역할을 하던 그는 이후 많은 기업들과 관(官)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장하였으며, 지금은 누구보다 성공한 사업가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 모빌리티 혁신사업의 선두에 섰던 ‘타다’ 서비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타다는 이미 ‘타다 금지법’으로 인해 사업을 접은 상태이다. 전 세계가 공유경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앞다투어 경쟁할 때 국내 혁신 생태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던 기업이 4년간 허송세월하게 된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타다는 기존의 교통수단 서비스의 질을 크게 개선하였으며 고객 중심과 사용자 연결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공헌하였다. 공유경제의 핵심인 O2O(online to offline)의 근본 목적은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기에 어떠한 이유로든 혁신을 위해 사활을 거는 건강한 기업가의 의지를 꺾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초창기 PC 전쟁에서 애플은 완벽한 제품, 멋진 디자인, 쉬운 사용법 등을 고안하며 제품 출시에 집중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만의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재빠르게 모방하여 다소 투박하고 이상해 보이는 제품들을 마구 찍어 냈다.

 
이 점만 본다면 애플이 먼저 성공을 거두었어야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애플이 제품에 집중하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네트워크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일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서자 기존 소비자들이 고객을 끌어모으는 영업사원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이후 별다른 판촉활동 없이도 쉽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콘텐츠의 미래⌟의 저자 바라트 아난드 박사는 굳이 제품의 품질로 이기려 하기보다, 오히려 네트워크가 더 많은 가치와 연결을 창출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하였다. 결국 콘텐츠(또는 제품)보다는 플랫폼의 연결성이 제품 확장에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기업도 무엇보다 네트워크 연결성이 곧 성공을 부르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진정성 있는 연결의 중요성을 모르는 기업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만, 우선순위에서 제품, 판촉, 서비스에 밀려 가장 중요한 연결의 중요성을 간과하여 문제가 발생한다. 광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면서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연결시켜 신용을 쌓을지를 항상 생각하라”고 하며 브랜드의 성공은 곧 소비자 네트워크 연결에 있음을 강조했다.

 
오늘날의 새로운 기술은 무한한 가능성을 불러오는 듯 하지만 마케팅의 진정한 잠재력은 기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새롭게 떠오르는 고객 중심과 사용자 연결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신기술을 포용하는 능력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