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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식교수] 총체적 브랜드 관리의 필요성

등록일 2025-04-07 작성자 신충원 조회수 33 카테고리

 

모 패션기업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의뢰했다. 처음엔 브랜드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으나 잦은 할인과 무분별한 이벤트로 할인마트에서 반값에 파는 저가 브랜드 이미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젊은 2세 경영인이 창업주를 설득하여 브랜드 리뉴얼을 의뢰한 것이다.

그의 첫 질문은 ‘어떤 디자인 컨셉으로 리뉴얼을 해야 할까? 또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할까?’였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질문하는 그에게 디자인과 마케팅에 앞서 총체적인 브랜드 관리가 먼저라는 답변을 하였다.

그를 만나기 전 몇 군데 매장을 둘러보았는데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로드샵 매대는 길거리에 제멋대로 나와 있고 직원들의 복장은 단정치 못했으며, 가격택과 POP 등의 컬러는 물론 디자인의 일관성과 통일성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매장 관리가 이런 상태라면 브랜드 리뉴얼을 한다고 해도 큰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걸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세스고딘은 ‘지금까지의 마케팅은 다 잊어야 한다. 앞으로 주도할 마케팅은 총체적인 브랜드 관리다. 마케터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다 수많은 마케터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의 주장이 현실이 되자 다들 그의 통찰력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의 말을 이해하고 따랐던 마케터들은 큰 성과를 거두었고 여전히 광고나 홍보에만 매달렸던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총체적인 브랜드 관리란 디자인적인 요소뿐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와 신념이 브랜드 구석구석에 녹아 있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딩의 초창기 개념은 네이밍과 로고 디자인에 국한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토탈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 무엇보다 브랜드 경험을 중요시하는 시장에서는 브랜드의 진정성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남는 한 가지 핵심 가치 즉 브랜드의 에센스를 고집스럽게 지켜나가야 한다.


브랜드 마스터이자 브랜다임앤파트너즈의 황부영 대표는 브랜드 경험의 전달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브랜드가 발신하는 메시지 혹은 브랜드가 주장하는 가치를 ‘언(言)’이라고 보면 ‘행(行)’은 그렇게 주장하는 브랜드 가치가 실체에 녹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전달하는 메시지 등 모든 것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브랜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버진아메리카(Virgin America) 항공의 브랜드 에센스는 ‘영앤펀’이다. ‘점잔빼고 살지 마, 재미없어! 날라리로 사는 게 즐거운 거야’라고 ‘언’을 한다. 그것을 표현하는 ‘행’인 광고, 세일즈 프로모션, 기내 분위기 등도 모두 날라리스럽고 야(?)하기 그지없다. 노는 거 좋아하는 기업 이미지에 맞게 기내 실내등도 나이트클럽에서나 볼법한 화려한 색상의 조명에다 음악마저 EDM을 틀어 당장 춤을 춰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장과 승무원들도 옷을 섹시하게 입고 심지어 자기 브랜드 광고에서 나오는 영상의 안무를 그대로 추며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리뉴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창업주와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고집스러워져야만 한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